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 잡는 아토피
- 2007-03-20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8,256
본문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 잡는 아토피>
2007/03/09 12:03
나도 2년 넘게 원인 모를 여드름과 피부염 등에 시달리고 있다 비싼 피부과 치료도, 약도 한약, 좋다는 민간요법에다가 생활습관까지 모든걸 다 해봐도 잠깐뿐 실질적인 치료는 너무 어려웠다. 대인 기피증은 물론이고..우울증도 심해지고 자신도 없어지고..남들은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엄청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은 뭐랄까 그 단계를 넘어서서 마음이 강해졌지만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병일 것이다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 현대인들의 병, 부자들의 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말로 이제는 내 자신뿐 아니라 내 후손들과 자연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을 습관화해야 할 때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와 오염물질, 배기가스가 내 아이의 아토피를 만든다.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토피는 환경 오염 탓으로 추정될 뿐 치료법은 물론 정확한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들이 더욱 고통스럽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8일 서울 혜민병원 장례식장.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생 장모씨(22)의 빈소에서 아버지가 오열했다.
아들 장씨는 1년 전부터 피부약과 함께 우울증 약도 복용해야 했다. 가슴과 다리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얼굴과 목 등 온몸에 피부염이 번지자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약을 바르면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며칠을 못 갔다. 대학 4학년인 장씨로선 취업과 장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장씨의 대인기피증은 갈수록 심해져 갔다. 사귀던 여자친구에게도 이별을 고했다. 5일 전 마지막으로 쓴 일기에는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먼데 힘이 든다”고 적혀 있었다.
아토피 재앙이 덮치기 전의 장씨는 달랐다. 재학중이던 ㄷ대 총학생회장에 출마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에 주위의 신망도 높았다.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 학교 컴퓨터 수리는 모두 장씨의 몫이었다. 투병 중에도 장씨는 컴퓨터 조립 아르바이트를 하며 약값을 스스로 마련했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할 정도로 몸집도 좋고 건강했다. 몇해 전 어머니가 입원했을 때는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도시락을 싸들고 온 아들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갑자기 아토피가 찾아왔다. 장씨의 아버지는 “지난 2년간 쌀밥을 먹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식이요법으로 장씨의 건강을 돌이켜보려 현미밥만 먹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장씨의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과 한의원을 가리지 않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지난해 10월 광주시 용봉동에서는 ㅈ대 의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아토피 피부염 환자 이모씨(21)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이씨는 유서에 ‘아토피가 심해져 머리가 빠지고 각질이 생긴다’고 적었다. 11월에는 대구시 신암동에서 여대생 김모씨(23)가 아토피 피부염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6년 동안 얼굴 등에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왔다.
아토피 환자들 중에는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고통이 극심하다는 얘기다. 10년 넘게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려온 정승근씨(29)는 불면증과 대인기피증을 호소했다. 정씨는 “온몸이 가려워 잠을 못이룬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라며 “어쩌다 밖에 나가면 다들 내 흉한 얼굴만 쳐다보는 것 같아 사람들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아토피 피부염 증세가 심해진 김모씨(24•여)는 “지하철에서 어린아이가 나를 가리키며 ‘얼굴이 왜 그래’라고 말하던 일이 생각나 되도록이면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박영흠기자〉
◆아토피는 어떤 질환인가
아토피는 전형적인 ‘부자병’이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5명 중 1명은 아토피를 앓고 있다. 성인도 3% 이상이 아토피 환자로 추정된다. 게다가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중앙대 의대 김범준 교수는 “선진국의 생활 양식이 들어오면서 소아뿐 아니라 젊은 성인들의 유병률도 급증하고 있다”며 “문제는 아토피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토피의 원인은 ‘현대화’로 추정될 뿐이다. 예전에는 인간이 접할 수 없었던 화학물질과 스트레스가 아토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교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면 면역체계가 떨어지고 바이러스와 세균이 쉽게 공격하게 된다”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된 다인자성 질환”이라고 진단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니 치료 또한 쉽지 않다. 스테로이드 제재가 많이 쓰이는데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먹는 스테로이드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사용하거나 오랜 기간 복용하다보면 어린 아이에게 백내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바르는 스테로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난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비스테로이드 제재를 쓰려면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스테로이드성 제재에 비해 비용이 3~5배나 든다.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혜택도 쉽지 않다. 의료보험공단은 너도 나도 부작용이 적은 비스테로이드 제재를 쓰려고 하면서 재정적 압박 때문에 보험적용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보험적용을 해준다. 평생 병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와 가족들에겐 이중고통이다.
2007/03/09 12:03
나도 2년 넘게 원인 모를 여드름과 피부염 등에 시달리고 있다 비싼 피부과 치료도, 약도 한약, 좋다는 민간요법에다가 생활습관까지 모든걸 다 해봐도 잠깐뿐 실질적인 치료는 너무 어려웠다. 대인 기피증은 물론이고..우울증도 심해지고 자신도 없어지고..남들은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엄청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은 뭐랄까 그 단계를 넘어서서 마음이 강해졌지만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병일 것이다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 현대인들의 병, 부자들의 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말로 이제는 내 자신뿐 아니라 내 후손들과 자연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을 습관화해야 할 때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와 오염물질, 배기가스가 내 아이의 아토피를 만든다.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토피는 환경 오염 탓으로 추정될 뿐 치료법은 물론 정확한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들이 더욱 고통스럽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8일 서울 혜민병원 장례식장.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생 장모씨(22)의 빈소에서 아버지가 오열했다.
아들 장씨는 1년 전부터 피부약과 함께 우울증 약도 복용해야 했다. 가슴과 다리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얼굴과 목 등 온몸에 피부염이 번지자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약을 바르면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며칠을 못 갔다. 대학 4학년인 장씨로선 취업과 장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장씨의 대인기피증은 갈수록 심해져 갔다. 사귀던 여자친구에게도 이별을 고했다. 5일 전 마지막으로 쓴 일기에는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먼데 힘이 든다”고 적혀 있었다.
아토피 재앙이 덮치기 전의 장씨는 달랐다. 재학중이던 ㄷ대 총학생회장에 출마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에 주위의 신망도 높았다.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 학교 컴퓨터 수리는 모두 장씨의 몫이었다. 투병 중에도 장씨는 컴퓨터 조립 아르바이트를 하며 약값을 스스로 마련했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할 정도로 몸집도 좋고 건강했다. 몇해 전 어머니가 입원했을 때는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도시락을 싸들고 온 아들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갑자기 아토피가 찾아왔다. 장씨의 아버지는 “지난 2년간 쌀밥을 먹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식이요법으로 장씨의 건강을 돌이켜보려 현미밥만 먹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장씨의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과 한의원을 가리지 않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지난해 10월 광주시 용봉동에서는 ㅈ대 의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아토피 피부염 환자 이모씨(21)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이씨는 유서에 ‘아토피가 심해져 머리가 빠지고 각질이 생긴다’고 적었다. 11월에는 대구시 신암동에서 여대생 김모씨(23)가 아토피 피부염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6년 동안 얼굴 등에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왔다.
아토피 환자들 중에는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고통이 극심하다는 얘기다. 10년 넘게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려온 정승근씨(29)는 불면증과 대인기피증을 호소했다. 정씨는 “온몸이 가려워 잠을 못이룬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라며 “어쩌다 밖에 나가면 다들 내 흉한 얼굴만 쳐다보는 것 같아 사람들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아토피 피부염 증세가 심해진 김모씨(24•여)는 “지하철에서 어린아이가 나를 가리키며 ‘얼굴이 왜 그래’라고 말하던 일이 생각나 되도록이면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박영흠기자〉
◆아토피는 어떤 질환인가
아토피는 전형적인 ‘부자병’이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5명 중 1명은 아토피를 앓고 있다. 성인도 3% 이상이 아토피 환자로 추정된다. 게다가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중앙대 의대 김범준 교수는 “선진국의 생활 양식이 들어오면서 소아뿐 아니라 젊은 성인들의 유병률도 급증하고 있다”며 “문제는 아토피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토피의 원인은 ‘현대화’로 추정될 뿐이다. 예전에는 인간이 접할 수 없었던 화학물질과 스트레스가 아토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교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면 면역체계가 떨어지고 바이러스와 세균이 쉽게 공격하게 된다”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된 다인자성 질환”이라고 진단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니 치료 또한 쉽지 않다. 스테로이드 제재가 많이 쓰이는데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먹는 스테로이드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사용하거나 오랜 기간 복용하다보면 어린 아이에게 백내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바르는 스테로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난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비스테로이드 제재를 쓰려면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스테로이드성 제재에 비해 비용이 3~5배나 든다.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혜택도 쉽지 않다. 의료보험공단은 너도 나도 부작용이 적은 비스테로이드 제재를 쓰려고 하면서 재정적 압박 때문에 보험적용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보험적용을 해준다. 평생 병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와 가족들에겐 이중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