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밖에서/ 아토피성 피부염
- 2007-03-15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7,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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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밖에서/ 아토피성 피부염
아토피성 피부염은 6세 이하 소아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흔한 병이다. 비록 당장 입원치료를 해야 할 상태는 아니더라도, 가려움·진물 등 피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되면서 아이들의 성장과 학업에 지장을 준다. 또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병세가 크게 달라져, 아토피성 피부염 아이를 둔 부모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요즈음 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피부가 더욱 건조해져 증상이 악회되기 마련이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남매(7세와 5세)를 둔 장미선(38·여·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 댁을 방문, 아토피 관리 요령에 대해 상담을 나눴다. 김 교수는 이날 “피부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아토피 증세 악화요인만 제거해도 치료의 절반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큰애가 모유를 끊고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심해 졌어요. 그래서 지금도 우유, 계란, 콩 등을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고 있는 데, 이 때문에 영양상태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닌 지 걱정 입니다.” 아토피 자녀를 둔 대부분 엄마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김 교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 교수 “아토피 유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개인차가 아주 큽니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도 다르죠. 또한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대개 만 2~5세가 되면 자연히 사라집니다. 큰애가 우유로 증상이 심해졌다면 그것만 피하면 됩니다. 둘째아이도 덩달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 장 “기온이 떨어지자 아이들 팔·다리는 물론이고 등이며 엉덩이까지 심하게 발진이 돋아났어요” 김 교수 “이럴 때 일수록 피부청결과 보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물기를 닦은 뒤 3분 이내, 즉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줘야 합니다. 피부가 건조하면 자꾸 긁게되고 그러다 보면 피부염이 더 심해집니다. 아토피가 아무리 심한 아이라고 해도 콧잔등에는 피부염이 생기지 않습니다. 피지분비가 왕성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피부에 기름보호막을 만들어주면 증상이 줄어든다는 뜻이죠. 그래서 보습이 중요합니다.” 계속 이어진 김 교수의 설명에 장씨의 고개가 끄덕였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싶어도 아토피가 심해질까봐 엄두를 못 낸다고 했다. 김 교수 “증상이 특별히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상관 없습니다. 다. 물이 피부의 기름막을 제거하고 수영장의 소독약이 피부에 자극이 될까 걱정하는데, 수영 후 잘 씻기고 보습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장씨가 상담을 하는 사이 아이들은 소파를 오르내리며 정신없이 뛰어 놀았다. 이를 유심히 관찰하던 김교수는 아이들의 팔과 귀 뒤를 걷어 보았다. 김 교수 “전형적인 아토피군요.
아이들의 피부는 원래 보들보들한 데, 이렇게 거칠거칠 합니다. 건조해서 그렇지요. 또 눈 주위가 유달리 붉지요. 이 역시 계속 비비다 보니 자극을 받아 그렇습니다.” 장 “심할 때는 목에 땀띠처럼 물집이 생기고 엉덩이 부분이 곪기도 해요. 다리 같은 곳에서는 피도 납니다.” 김 교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합병증입니다. 피부가 곪거나 짓물르고 피가 날 때는 우선 진물부터 멎게 해야합니다. 솜이나 거즈를 식염수에 적셔 10~15분, 하루 3~4번 가량 환부를 찜찔하면 진물은 금세 멎습니다. 그 위에 항생제 연고 등 약을 발라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놀아주지 않자 계속 투정부렸다. 그러자 장씨는 “우리 애들은 짜증을 내면 볼 부분이 더 발갛게 심해진다”고 했다.
김 교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가려움증이 더 심하게 됩니다. 대개 아토피가 심한 아이들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집안을 둘러보던 김 교수는 천 소재의 소파와 집안 곳곳에 걸린 조화를 보고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토피 증상과 관련된 진드기가 살기 적합한 데다, 조화나 말린 꽃 등에는 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저도 카펫이나 천소파가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카펫을 치우고 소파를 다른 재질로 바꿔보기도 했는데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김 교수 “소파는 표면 자체가 매끄러운 게 좋아요. 아이들이 그 위에서 뒹굴다보면 피부에 자극을 받게되고 그로인해 피부염이 심해집니다.
” 아토피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 병이 언제쯤 없어지는가’ 하는 점. 일반적으로는 아토피가 일찍 시작된 환자는 일찍 사라진다. 보통 사춘기 때까지 90%가 사라진다. 김 교수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해요. 그래야 부작용이 적은 방법을 선택, 꾸준히 관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좋아지죠. 무엇보다 평소에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정리=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아토피성 피부염은 6세 이하 소아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흔한 병이다. 비록 당장 입원치료를 해야 할 상태는 아니더라도, 가려움·진물 등 피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되면서 아이들의 성장과 학업에 지장을 준다. 또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병세가 크게 달라져, 아토피성 피부염 아이를 둔 부모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요즈음 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피부가 더욱 건조해져 증상이 악회되기 마련이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남매(7세와 5세)를 둔 장미선(38·여·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 댁을 방문, 아토피 관리 요령에 대해 상담을 나눴다. 김 교수는 이날 “피부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아토피 증세 악화요인만 제거해도 치료의 절반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큰애가 모유를 끊고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심해 졌어요. 그래서 지금도 우유, 계란, 콩 등을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고 있는 데, 이 때문에 영양상태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닌 지 걱정 입니다.” 아토피 자녀를 둔 대부분 엄마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김 교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 교수 “아토피 유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개인차가 아주 큽니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도 다르죠. 또한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대개 만 2~5세가 되면 자연히 사라집니다. 큰애가 우유로 증상이 심해졌다면 그것만 피하면 됩니다. 둘째아이도 덩달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 장 “기온이 떨어지자 아이들 팔·다리는 물론이고 등이며 엉덩이까지 심하게 발진이 돋아났어요” 김 교수 “이럴 때 일수록 피부청결과 보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물기를 닦은 뒤 3분 이내, 즉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줘야 합니다. 피부가 건조하면 자꾸 긁게되고 그러다 보면 피부염이 더 심해집니다. 아토피가 아무리 심한 아이라고 해도 콧잔등에는 피부염이 생기지 않습니다. 피지분비가 왕성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피부에 기름보호막을 만들어주면 증상이 줄어든다는 뜻이죠. 그래서 보습이 중요합니다.” 계속 이어진 김 교수의 설명에 장씨의 고개가 끄덕였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싶어도 아토피가 심해질까봐 엄두를 못 낸다고 했다. 김 교수 “증상이 특별히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상관 없습니다. 다. 물이 피부의 기름막을 제거하고 수영장의 소독약이 피부에 자극이 될까 걱정하는데, 수영 후 잘 씻기고 보습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장씨가 상담을 하는 사이 아이들은 소파를 오르내리며 정신없이 뛰어 놀았다. 이를 유심히 관찰하던 김교수는 아이들의 팔과 귀 뒤를 걷어 보았다. 김 교수 “전형적인 아토피군요.
아이들의 피부는 원래 보들보들한 데, 이렇게 거칠거칠 합니다. 건조해서 그렇지요. 또 눈 주위가 유달리 붉지요. 이 역시 계속 비비다 보니 자극을 받아 그렇습니다.” 장 “심할 때는 목에 땀띠처럼 물집이 생기고 엉덩이 부분이 곪기도 해요. 다리 같은 곳에서는 피도 납니다.” 김 교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합병증입니다. 피부가 곪거나 짓물르고 피가 날 때는 우선 진물부터 멎게 해야합니다. 솜이나 거즈를 식염수에 적셔 10~15분, 하루 3~4번 가량 환부를 찜찔하면 진물은 금세 멎습니다. 그 위에 항생제 연고 등 약을 발라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놀아주지 않자 계속 투정부렸다. 그러자 장씨는 “우리 애들은 짜증을 내면 볼 부분이 더 발갛게 심해진다”고 했다.
김 교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가려움증이 더 심하게 됩니다. 대개 아토피가 심한 아이들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집안을 둘러보던 김 교수는 천 소재의 소파와 집안 곳곳에 걸린 조화를 보고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토피 증상과 관련된 진드기가 살기 적합한 데다, 조화나 말린 꽃 등에는 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저도 카펫이나 천소파가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카펫을 치우고 소파를 다른 재질로 바꿔보기도 했는데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김 교수 “소파는 표면 자체가 매끄러운 게 좋아요. 아이들이 그 위에서 뒹굴다보면 피부에 자극을 받게되고 그로인해 피부염이 심해집니다.
” 아토피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 병이 언제쯤 없어지는가’ 하는 점. 일반적으로는 아토피가 일찍 시작된 환자는 일찍 사라진다. 보통 사춘기 때까지 90%가 사라진다. 김 교수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해요. 그래야 부작용이 적은 방법을 선택, 꾸준히 관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좋아지죠. 무엇보다 평소에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정리=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